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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열차

J-Pop의 추억

by 와옹 2007. 5. 14.
지금이야 여러가지 일본노래를 듣지만, 어릴때는 거부감이 상당했다.

제일 처음 들은 일본 노래는 아마도 고등학교 때, '시티헌터' 애니메이션 주제가였을거다.
반 친구들과 "스캇또래, 스캇또~"하고 발음을 비웃은 기억 뿐.
그 후 93년인가 94년 무렵.
내인생 최고의 양아치...(연극을 보러갔더니 오렌지족으로 나오는 배우랑 입은 옷이 똑같았다던^^그러나 꽤 로맨티스트였던) 선배님이 차 안에서 들려준 러브송이었다.
좁은 학교길을 시속 30키로 정도로 달리면서 시끄럽게 음악을 틀고 창문은 다 내리고, 나름 오픈카 모드...
그러나 번화한 골목이 아니라서.. 가는 내내 철물점이랑 목욕탕, 분식집 아니면 주택 뿐인 길...
당시의 기억은 오로지 쪽 팔 려..ㅠ.ㅠ;;;;;
어학연수를 다녀오신 직후니 어쩔 수 없지만, 쿵짝쿵짝 일본노래를 퍼뜨리며 올라가는 학교길은 정말... 왜 하필 저인가요.
선배가 "노래 좋지?" 하는데 "네..."하다가 
아이시테~인지, 라부~인지 하는 가사에서,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뭐라는거야~ 일본어로 러브송은 아니다~. 감정이입 안돼요. 으하하!"
"그래? 되게 히트한 노랜데..."
하며 점차 조용해지신 선배님..
다소 뻘쭘하셨던 듯...하지만, 절대로 볼륨 한번 내리는 일 없이, 선거홍보차의 볼륨수준을 유지하며 운전을 하셨다.

그랬던 J-Pop이었다. 요즘처럼 '오오 좋네!'하며 듣고있을거라곤 당시엔 상상도 못했지. ^^
가끔 그 노래가 무슨 곡이었을지 궁금해진다.
기무라 타쿠야 비슷한 안정된 보컬에, 라이온하트나 요조라노무코우 풍의 예쁜 곡이었는데.
불혹을 훌쩍 넘기셨을 그 선배님은 지금 어떻게 지내실까.
선배님, 죄송해요. 그냥 좋다고 해드릴 걸... 그땐 그렇게 웃기더라구요.
선배님과 무시당한 그 곡을 기리며,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