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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날적이

고개를 들라

by 와옹 2020. 2. 3.

아.. 그림이 넘 후지네 ㅎㅎ

얼마 전 저런 타로카드를 뽑았다. 현재의 내 상태라고.
카드 이름은 '고개를 들라'... 
잔마다 죄 엎질러서 침울하고 힘이 쫙 빠져있는 의기소침한 상태란다. 
그치만 등 뒤에 아직 멋진 잔이 남아있다고... 
고개를 들라는 해석. 
자신감을 갖고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할 때다 아직은, 이라고 말하는 카드라는데
정말이지 요즘 내가 딱 이 상태인 것 같아서. 
기분을 좀 업시켜 보려고 해도 힘이 없고 흥이 안 난다. 
잠시 신나서 하다가도 
딱 막히면 주저앉고 싶다. 
예전엔 막히면 뚫지 뭐! 이런 기세가 있었는데 그게 없다 요즘은.
진짜로 내가 에너지를 다 써버렸나 싶기도 하고...
고갈고갈 느낌. 

BTS 신곡이 더 와닿는 것도 그런 맥락이지 싶다.
그들과 나의 고갈은 정 반대의 느낌이지만, 이래서 극과 극은 통하는 거... ㅎㅎㅎ
사람 참 간사한 게, 나는 맑고 밝은 걸 좋아하는데 요새는 발랄한 글을 읽으면 좀 샘이 난다. 밝은 데 있어서 좋겠네 쳇... 뭐 이런 삐딱함? 그래서 훨씬 더 우울하고 힘든 경험이 녹아있는(극복할 수 없는 어둠과 싸우고 있는) 책을 보며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이 세상에 비극이 잘 팔리는 이유를 조금 알겠어. 끔찍한 고구마는 답답한 스트레스를 주지만, 그걸 버텨내는 존재를 느끼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오히려 내가 마냥 밝을 때는 견디기 힘들었을 이야기들이 참.. 희한하다. 
그리고, 난 아직 밝은 이야기로 돌아올 준비가 안 되었나 보다. 
억지로 해보려 했는데 잘 안돼. 
아 몰라 주위가 어떻게 돌아가든, 어떤 기회를 놓치든 말든, 
지금은 내게 시간을 더 주고 싶다. 
고개를 들 힘을 기를 시간을. 

지금 오는 기회는 분명 내 것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