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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날적이

빨간 우울

by 와옹 2020. 1. 31.

사람들은 우울을 파랑색이라고 한다. 
확실히 어떤 파랑은 오래 보고 있으면 한없이 가라앉는다. 
근데 그런 색은 다른 색깔에서도 있지 않아? 어떤 보라나 어떤 빨강처럼.
그러니 파랑이 우울한 색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 색이 희망의 색이기도 해서, 일 것 같다. 
희망과 희망고문 사이에서 오는 우울.... 
자학과 침잠의 색, 그런 의미의 우울이 느껴진다. 

요즘 나는 우울하다.
고 혼자 명명했다. (권위라곤 1도 없는 자가분석)
그것도 빨간 우울이다. 
내 사전에 빨간 우울은 폭력적인 우울, 그니까 짜증과 울분에 가까운 우울이다. 
누군가 톡 치면, 
어떤 계기가 생기면 짜증이 튀어나오는 
하루의 계획을 무너뜨리는 그런 짜증과 원망이 튀어나오는 빨간 우울. 
그냥 잠을 설쳐서라고 생각했는데 
왜 짜증이냐는 한마디에, 잠 탓이 아니구나 느꼈다. 
매사 사소한 걱정이 많고 
그 걱정이 행동을 자제시키고 
그 결과 답답한 나날. 
그리하여 우울. 
응, 우울하다.

내 마음을 아무리 유연하게 바꾼들 
가끔은 이게 마음가짐의 문제일까 싶다. 

아! 설마... 호르몬? 꾸에엥.
아니, 정말 문제는 모두가 아는 그것... 
희망과 희망고문 사이에서 모든 걸 갉아먹는 
빈 수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