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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올해도 넘버링 249. 무간도

by 와옹 2019. 4. 29.

2002년 / 100분
홍콩, 느와르

감독  유위강, 맥조휘
출연  양조위(진영인 역), 유덕화(유건명 역), 황추생(황국장 역), 증지위(한침 역), 진혜림(이심아 역), 두문택(아강 역) 외

한마디로... : 경찰첩자와 조폭첩자로 서로 다른 삶을 살게 된 두 남자, 꼬리잡기 끝에 접점이 생기기까지


<영웅본색>과 더불어 홍콩느와르의 쌍두마차이자 네오느와르라 불린 걸출한 명작. 
2019년인 지금 봐도 손색 없는 정보전과 속도감, 그리고 스토리 연기 연출 촬영 모든 것이 훌륭하다. 
<무간도>가 처음 나왔을 때 그 잔잔한 충격을 기억한다. <영웅본색>만큼 떠들썩한 흥행은 아니었지만 다 죽었다던 홍콩느와르의 정점을 느닷없이 찍고 두고두고 회자된 작품. 도대체 경찰과 조폭이 서로 언더커버 잠입을 한다는 신박한 이야기를 누가 생각했냐고! 
어제 OCN에서 해주기에 지금도 재밌을까 하고 본 것이 끝까지 보게 만들더니, 그 여운이 계속돼 오늘 속편을 찾아 후루룩 다 보았다.
음... 역시 1편이 희대의 명작.
이 깔끔한 직조와 속도감, 그리고 정서는 속편이 따라오지 못한다. 
언더커버 스토리는 물론이고 총 겨누는 옥상 씬과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 씬은 수없이 재생산된 명장면이고 
게다가 그 충격적인 엔딩은...ㅠㅠ 영웅본색 엔딩만큼이나 후덜덜이었음. 

영화는 내내 무간지옥에 대해 자막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그래서 난 무간도가 끝없는 고통의 지옥을 말하는 건 줄 알았다. 근데 다음국어사전에는 사도의 하나로 고통이 없어진 경지라고 나오네. 어느 쪽이든 영화의 느낌과 잘 맞으니까 상관없다. 

영화는 뭐니뭐니해도 양조위와 유덕화가 인상적인데, 개봉 당시 난 정반대의 캐스팅을 생각했을 만큼 기존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모습들로 나와서(그때까지 터프한 건 유덕화!), 그래서 더 극적이고 애잔한 연민을 자아낸다. 두 개의 얼굴을 자연스럽게 갖고 있는 사람들로 보인달까.
3부작을 관통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두 주인공의 상반된 운명은, 느와르판 왕자와 거지라 할까, 정말 강력한 딜레마를 선사한다. 

1편에선 점점 조폭화되는 삶에 신물을 느끼는 양조위에 비해 유덕화의 고뇌는 별로 다루지 않는다. 그래서 막판엔 유덕화가 진짜 나쁜 놈이구나 생각될 정도. 그치만 오직 연기로 저 사람 한 번만 믿어줘~ 이런 생각이 들게 한다. 여러모로 유덕화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인데도 내 기억에 남는 건 양조위였다. 아무래도 처지도 젤 불쌍하고 결말도 그 모양이니 그랬겠지만, 그 특유의 연민을 자아내는 연기가 참... 칼같이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연출 덕에 더 불쌍해 보이나... 영화의 애잔한 정서와 맞물려 인상적인 여운을 남겼다. 

이 영화는 그냥 재미있다. 헐리웃에서 리메이크도 했을 만큼, 안 봤다면 그냥 보면 되는 영화. 
그리고 드물게 범죄 액션물에서 애잔한 정서와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 영화.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