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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중드

강추 중드 - 백야추흉 (2017년/32부작)

by 와옹 2019. 1. 26.


가운데의 남자와 왼쪽의 선글라스가 투톱인데, 가운데 남자가 쌍둥이인 바람에 쓰리톱이 되어버린 백야추흉.
(굳이 투톱을 꼽으라면 쌍둥이 형제ㅋㅋ 그러나 저 선글라스(저우쉰 역)도 매우 중요하므로 쓰리톱 맞는 걸로...)

누가 내게 꼭 봐야할 중드를 묻는다면 주저없이 <랑야방>과 이 <백야추흉>을 꼽겠다.
<시그널>과 <비밀의 숲>을 합쳐놓은 것 같은 재미[각주:1]와 완성도, 그간의 중드에선 보기 힘들었던 구멍 없는 세련미가 돋보이는,
그래서 '중드 같지 않은 중드'라고 찬사받는(ㅋㅋ) 수작이다! 
초반이 좀 쓸데없는 비린내 리얼함을 추구해서 볼까말까 고민했는데, 조금만 참아보면 이야기와 연기가 완전 신박해~ 
많이들 칭찬하는 반전과 결말은.... 내 예상 그대로여서 놀랐고 ㅋㅋ 
정말이지 저 한껏 멋낸 결말은 "뭐야 이거 전편이었어?!"라는 분노 아닌 분노를 내게.....ㅋㅋㅋㅋㅋ
그래서 명작 칭호 달 뻔하다 시즌2로 보류된 수작. 

스토리의 촘촘함이나 다양한 인물들의 매력과 심리전, 리얼한 격투씬의 스릴 등 칭찬할 게 엄청 많지만
압권은 역시 주인공의 1인 2역이다. 
중드 좀 본 것 같은데도 뉘신지 모르겠던 반월명(판위에밍)이라는 배우는 (그 옛날 황유덕과 조미의 경화연운인가? 그런 드라마에서 주연을 했지만 나는 보다 말아서 인상에 남지 않았다...) 이성민이나 조진웅 계열(?)의 귀여운 아재미와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배우다. 
그의 섬세한 1인2역을 보며 비숲의 조승우가 떠올랐는데, 
조승우의 황시목 검사가 '감정 없는 감정연기'를 해서 우리를 열광케 했다면
판위에밍의 관홍펑/관홍위의 쌍둥이 연기는 '외형적 차이가 전혀 없는 두 사람을(심지어 한 사람인 척하는 두 사람을) 연기'하는 궁극의 1인2역으로 우릴 사로잡는다. 
초반에는 자연스럽게 두 사람을 구분하며 보게 만드는 연기력이 재밌었고, 나중에는 '나는 관홍위가 좋아' '관홍펑이 더 멋있어' 따위의 완전 다른 캐릭터로 인식하고 있는 나를 보고 웃었다. 연기 뿐만 아니라 대본도 연출도 그 정도로 섬세하다. 
모든 이야기가 메인스토리와 주인공을 위한 복선을 담고 배치되었으며, 무의미한 대사나 사건은 하나도 없다. 
그래놓고 인간들은 (시체 포함) 너무 많이 나와서 그들을 다 기억하기 어렵고 복잡한 것이 단점.
그래서 두번 보면 놓쳤던 장치(디테일, 대사, 복선, 사건의 의미)들이 눈에 들어와 더 재미있다.
(달리 말하면, 처음 볼 땐 이런 것들이 뚜렷하게 다가오지 않아서 덜 재밌다.)
봉테일 뺨치는 수많은 디테일들이 정말 오밀조밀 촘촘히 짜여진 드라마. 
근데 이게 시즌1이라닠ㅋㅋㅋ 
악당 두목 아직 그림자도 안 나옴. 

관홍펑은 정말이지 황시목 같은 무표정한 캐릭터인데(그래도 웃기는 함), 그걸 연기하는 단무지 동생 관홍위를 보노라면 그 충돌 자체가 웃음이 난다. 군데군데 형이야 동생이야? 헷갈릴 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두 사람을 확실하게 구분하게 해주고, 심지어 뒤로 갈수록 동생이 형을 닮아가 ㅋㅋㅋ 그 어려운 걸 허허..

나는 관홍펑이 더 좋은데^^ 이 캐릭이 금욕적인데다 병약미에 짠내도 나고 아주 가아끔 개그를 치는 게(본인은 진심) 취향저격이다.  '살 찌워'랑 '류창용이 그렇게 싫어?'에서 뿜었음. 본 사람은 뭔지 알 것ㅎㅎ. 관홍위는 훨씬 단순한 애라 조마조마하기도 하고 안심되기도 하고 능글능글 귀여운데, 형만큼 천재는 아니어도 얘도 엄청 머리 좋음! 



법의검시관 가오야난 역의 배우, 뤼샤오린. 이 언니 넘나 매력적임. 볼수록 예쁘고 여캐 중에 제일 좋았던 시크녀~.

주인공이 천재인 경우 주변인을 바보로 만드는 드라마가 많은데 <백야추흉>은 주변인들도 다 똑똑하다. 심지어 최하 말단 신입도 똑똑해~.
특히 형사반장 격인 저우쉰 캐릭터는 바보나 모사꾼이 되기 쉬운 포지션인데 얘가 또 아군과 적군을 오가며 긴장감을 조성하네. 모사꾼처럼 입장을 바꾸는 게 아니라 관홍위를 잡으려고 관홍펑을 옆에 두고 감시하기 때문. 이런 게 참 재미지고 훌륭하다 :D
심리전이랄까 두뇌싸움이랄까 심계라고 할까... 속고/속이고/안 속으려 하고/믿으려 하는 그런 심리전과, 시청자와 동시에 의혹을 캐치해 한발 빨리 대응하는 전개는 그야말로 쾌속. 여기에 한국액션과 홍콩액션을 섞은 듯한 리얼한 격투씬은 또 긴장감 만땅이라, 액션감독도 누군지 진심 궁금. 

시즌2가 올해 방영한다던데 전편에서 회수 안 한 떡밥이 너무 많아서 후편은 필수,
상황이 반전된 새로운 국면의 재미가 기대된다. 
사실 메인 사건(관홍위의 2.13 사건)의 진행이 매우 느리긴 하다. 
32회 만에 사건의 진상이 겨우 한 꺼풀 벗겨졌으니... 몇 꺼풀 더 있어 보이는데 말이얌.
치고 들어오는 다른 이야기들이 촘촘하고 진상에 다가가는 과정이긴 하지만 솔직히 16부 정도로 압축해도 됐을 속도...
하지만 매력적인 인물들을 더 오래 볼 수 있어서 불만은 없다. 
시즌2를 부디 넷플릭스 외에서도 볼 수 있길~. 
시즌2가 설령 망작이 된다 해도 이 드라마는 강추! 다들 보시길, 꼭 보시길~!!!

보고나면 부르지 않을 수 없는 그 이름. 관뒈애애~! 관대장님.
내가 본 대륙 배우 중 최고의 연기였다고 말하고 싶다. (아니 삼국지 조조랑 유비님이 눈에 밟히긴 합니다만;;)
홍위랑 천년만년 행복하세요~ :D
시즌2엔 라오후 대신 여자 좀 만나길~ 


덧)
중국의 드라마는 이제 모든 면에서 노하우를 완전히 빼갔구나 느꼈다. 

덧2)
내가 귀찮아서 생략해서 그렇지 이 드라마 캐릭터들 다 정감 가고 좋다. 밉상도 고구마도 없음. 

덧3)
이 놀라운 완성도의 드라마가 (돈도 많이 들인 것 같은데!) 웹드라는 데 잠시 멍했으나...
아마 웹드가 좀더 규제에서 자유로워 일부러 택한 게 아닐까 싶다. 

덧4)

이 장면이 시즌2의 암시가 되는 건 아닐까...
시즌1에서 어둠은 트라우마로만 쓰였지만, 빛과 어둠의 상징성으로 보면 나도 이제 밤의 길로 나아가야지 하던 대사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이런 것들이 놀라운 직조...) 그러나 관대장의 변화가 보고 싶기도 하고 안 보고 싶기도 한 이 마음... 시즌2가 기다려진다. 



  1. 그러나 재미로 따지면 두 한드가 더 재밌다. 더 짧기도 하고 감정적인 부분을 강하게 건드리니까! 대신 (건조한 미드에 가까운) 백야추흉은 그 치밀한 직조가 놀랍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