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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중드

무협신파의 끝판왕 <신변성랑자新边城浪子> (2016년/50부작)

by 와옹 2019. 1. 14.

고룡 원작/ 주일룡(부홍설 역), 장신위(=장형여)(마방령 역), 우청빈(엽개 역), 시벽운(취농 역), 초은준, 장준녕, 공미, 구심지
(*주의 : 남주 비주얼 저렇지 않음. 섭남 비주얼도 별로임. 그래도 재미남)

간단하게 리뷰하겠음둥.

스토리 강추.
정통무협액션 강추.
배우들 연기 굿.

다 좋은데
선뜻 보라고는 못하겠다. ㅎㅎ 좀 어둡고 주인공을 너무 괴롭혀서. 
난 초반에 5회 보고 답답해서 그저 화사하기만 한 드라마로 눈과 마음 좀 씻고 다시 봤다. 
근데 다시 보면서부터 32회까지 멈추지 못하고 계속 봄! ㅇ_ㅇ!!
설정부터가 짠내 폭발인 게... 살인기계로 키워진 남자의 복수극. 근데 사람 죽이기 싫어해. 
이거 원작이 훌륭한 건지 각색이 훌륭한 건지, 
복수가 덧없다는 메시지를 정말 훌륭하게 전하고 있다. 
사랑하는데 죽이는 마음,
미운데 사랑하고, 사랑해서 내치고 (위악이고 용서 구하는 거고 다 저렇게까지 해야 해...? 수준임 ㅋ)
오해하고 풀고
두 사람을 동시에 좋아하는 감정의 설득력.
얼키고 설킨 은원의 실타래,
이런 거 보고 싶으면 당장 고고. 

남주 비주얼은 창백 초췌. 역시 입술을 좀 발라줘야 사람 같다 아이요...ㅠㅠ (중반에 좀 발라주는데 스토리 거꾸러질 때마다 입술 또 안 바름 ㅋㅋ) 
여주 예쁘고 섭녀 연기 엄청 잘함! 어느새 섭녀를 응원하고 말았음. (취농! 취농!)
무협액션도 정통파. 자잘한 액션도 공들여 찍어 보는 재미가 있다.

이 드라마 하나로 원작자 '고룡'을 다시 보게 됨.
사실 난 김용만 좋아했지 고룡이나 양우생은 거의 안 봤는데 (소설 읽다 말았던...)
알고 보니 내가 좋아한 드라마들이 고룡 게 꽤 많더라. 
절세쌍교, 유성호접검, 초류향... 등등. 
고룡은 신파가 굉장히 강해서, 김용에게 딜레마가 극복해야하는 것이라면 고룡은 딜레마에 허우적대는 모습을 줄기차게 보여준다. 
<신변성랑자>에서 주인공들이 허우적대는 모습은 확신을 가지고 단호하게 행할수록 크게 느껴진다는...! 
훌륭하자나. 
초류향, 육소봉전기 같은 추리무협의 세계를 개척한 게 고룡이라는데
이 드라마 <신변성랑자>에서도 섭남(사실은 남주 투톱) 엽개가 추리의 맛을 보여준다. 익숙한 것도 많지만 추리도 괜찮은 편. 
김용 작품에선 남주가 여러 여자 좋아하면 너 때문에 여럿 인생 망친다 이런 느낌인데
이 드라마에선 똑같이 여러 인생 망쳐도 남주가 불쌍해 ㅋㅋㅋㅋㅋ 
대다나자나. 
단, 복수의 2막 끝에 나오는 가공할 빅엿 이후로는 좀 지침. 후반에 고구마 반복되는 느낌이지만 전개가 빨라서 다행. 
(저 빅엿이 뭔지 난 다 알고 봐서 이렇게 늦게 밝혀지는 줄 몰랐....) 

화사한 비주얼 가벼운 이야기를 원한다면 비추.
시간 많은 분, 어둡던 말던 재밌는 신파극 보고 싶은 분 추천.
음... 주일룡이 잘하긴 하는데 비주얼이 쫌 글코(검빨 의상 솟은 머리 촌스럽..ㅠㅠ) 근데 다른 배우들이 매력 있게 여럿 나오니까~
엽개도 좋지만 노소가랑 화백봉도 넘 좋음~ 근데 이들의 매력에 주인공들이 안 눌림. ㅋㅋ 죽지도 않고...

중국식 신파 끝판왕. 주인공을 이렇게 줄기차게 괴롭힐 수 있구나의 교본. 
나쁜 놈 많은데 진짜 악당인데 뼛속까지 나쁘기만 한 놈은 없어... 스토리가 이렇게 독한데!
다 보고 나면 중국식 인생무상이랄까.. 삼국지의 대장정을 마친 후와 비슷한 허무함이 든다. 
저 정도 힘들게 싸웠으면 죽으나 사나 그게 그거란 생각도 들 정도... 
하여간 보는 사람도 꽤 힘이 들지만, 그만큼 흡인력도 강하고 주인공을 징그럽게 메치고 후려치는 스토리가 아주 롤러코스터다.
작품성으론 내가 본 중드 중에 최상급.
배우들이 당시 무명이었던 거 빼면 (아마 방영 당시 초은준이 제일 유명하지 않았을까...) 작품이 왜 안 떴는지 의아할 정도로, 연기도 액션도 훌륭하다. (아 근데 액션... 중간에 대역들이 너무 티 나오...)
그 옛날 양조위 시절 무협드라마 팬이라면 초강추. (대역무술 티 나는 것도 옛스럽구만...)
보면서 향수를 느꼈다니까... ㅠㅠ 
50부 넘는 중드도 여럿 봤지만, 이만큼 밀도 높은 50부작은 드물다. 갈 길이 머니까 엿가락 좀 늘릴게요 하는 게 거의 없음. 그냥 계속 강약중강약강강중강중강...
갠적으로 이런 드라마를 봐서 참 다행이었다능...
다들 보세요! 꼭 시간 있을 때 보세요!
(이런 건 며칠에 못 달림. 하루 열편 보면 지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