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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책벌레/책갈피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을 읽다가

by 와옹 2017. 9. 12.

'교양'이나 '독창성'에 신비적인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를 분절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 '이견'은 이를 통해 만들어진다.

-우에노 지즈코, ['나'의 메타사회학]

과감한 주장 없이 '왜 그런가'만 배우는 것은 소용이 없다. 거꾸로 말하자면, '왜 그런가'를 설명할 수 있다면 그만큼 과감하게 나서도 좋다는 뜻이다.

-하루카 요코,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읽는 책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에 나오는 글귀들이다.
각각 다른 챕터에 속한 글이지만 내게는 하나로 연결되어 읽혔다. 
지난 10여년간 내가 글쓰며 한 삽질이 무엇인지 가끔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그건 직관으로 구현해오던 주제를 논리로 세우려던 노력이었던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혼자만 파악하느냐 남들에게도 설득하느냐의 차이일 뿐인데... 
주제를 깊게 할 알맹이보다 그것을 솜씨 좋게 드러낼 '기술'에 천착하고 있었나보다.
중요한 건 내가 이미 뭘 알고 있는지, 그 생각이 남과 어떻게 다른지
'왜 그런가'를 답하고 '왜 이러면 안 되는가'를 물을 수 있는 심지. 

그래서 마음에 꽂힌 또다른 문장..

사회학에는 풀어야만 할 문제들이 넘쳐 나고 있다. (....)
문제의 수만큼 답이 있다. 뒤집어 말하자면,
답하고 싶은 문제가 없는 사람은 연구자이기를 그만두는 편이 낫다.

-우에노 지즈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