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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일드

WOWOW 일드 <어둠의 반주자>

by 와옹 2015. 11. 16.

2015년 2분기 WOWOW 5부작.

꺄아~ 이런 컷을 보고 어찌 안 볼 수 있어! 

와우와우에서 흔한 5부작. 추리 서스펜스 드라마다.
그리고 내가 본 와우와우 드라마 중 가장 말랑말랑했다.

소재 자체가 만화에 얽힌 진상 추적이다보니, 납치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데도 아기자기하고 말랑하게 흘러간다. 
그렇다고 긴장감이 없는 건 아니고, 범인이 밝혀지는 속도는 꽤 빠른 편.
근데 최근 한드 <용팔이>나 <그녀는 예뻤다>에서도 그랬듯이, 빨리 밝히면 따라오는 문제점들이 새로운 긴장감을 어떻게 줄 것이냐? 여기서 다른 반전이 있을 것이냐? 라는 것.
다행히 이 드라마에서는 새로운 것을 준비해두고 있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중반부에 이미 범인이 예상돼 긴장이 반감되는 건 추리물에 익숙한 현대인의 비애려나.ㅠㅠ 때마침 여주에게 위기를 줘서 긴장감을 끌고 가긴 했지만 말야. 
공범에 대해서는 누군진 알겠는데 왜? 어떻게? 라는 의문이 끝까지 남았고 그 힘으로 이끌어 갔는데.. 그리 명쾌하진 못하다. 범인의 통상적이지 않은 범죄중단과 재개 이유가 너무 해맑은(?) 이유였달까...? 이런 드라마(특히 WOWOW)에서 서늘하게 파고드는 부정과 악의 심연이 끔찍하지 않고 동화처럼 따스하다는 건 확실히 이질적이다.

나는 좋아하는 만화라는 소재에 풀어가는 방식도 가벼운 편이라 그 이질감이 나쁘진 않았지만, 그 순진한 속사정이 이야기의 리얼함을 떨어뜨린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이 작품에 대해 수작이라는 평과 소재만 좋은 범작이라는 평이 엇갈리는 것도 그래서일 것 같고...

일상추리에 가까운(만화라는 전문적인 지식이 등장하긴 합니다만...ㅎ) 추리물로서 본다면 깔끔하고 재미있다. 
사회파 수사물과 가벼운 추리극의 중간 어디쯤.


출판물 조사원(마츠시타 나오 扮)과 괴짜 만화편집자(후루타 아라타 扮)가 주인공.
거장의 미발표작으로 추정되는 원고를 들고 진상을 파헤치는데...
만화기법을 근거로 원고의 연대를 측정하고 슬쩍 깔았던 일상적인 장면을 밑밥으로 회수하는 등 아기자기한 재미가 쏠쏠하다.

카나메 준도 나오고~ 이분도 외모가 방부제야 ㄷㄷㄷ

문제의 원고는 실제로 있었던 일과 교차되는데, 
캐스팅이 엄청 정직하게 잘 되어서 스포의 경지까지 ㅋㅋㅋㅋㅋㅋ 정말 똑닮았당. 캐스팅부터 해놓고 그렸나? 싶을 만큼.

똑닮은 '만화가 아저씨'. 젊은 역 캐스팅은 더 똑같아 ㅋㅋㅋ

조연으로 나오는 아저씨들. 작품이 착해서 그런지 순한 인상의 아저씨들이 대거 출연. 
오랜만에 본 다나카 테츠지도 반갑고. 잘 살고 있나요 유명하신 아내님과? 
맨날 코믹한 역할만 하다가 여기선 살짝 러브라인 냄새를 풍겨서 좋았다. (아닌가? 나만 그렇게 느꼈나? ㅎ) 뺀질뺀질한 역할이 제격이긴 하지만, <비밀의 화원> 이후에 또 만화 편집자로 나와서 즐거웠다. 

묵직하고 치밀한 흡인력을 기대하지만 않으면, 즐겁게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짜임새의 추리물.
간만에 재미있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