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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저번부터 넘버링 30. 첩혈쌍웅

by 와옹 2013. 11. 17.

1989년 / 111분
홍콩

각본감독  오우삼
출연  주윤발(아쏭 역), 이수현(형사 역), 엽청문(제니 역) 외

 

어릴 때 굉장히 감명 깊게 본 영화가
다시 보니 슈팅 게임이었어.... ㅎㅎㅎ
그 애절했던 사랑은 대충 했다 치고 막 넘어가고.. 이게 뭐야~~~

그래도 성당 촛불과 비둘기의 말도 안되는 미장센이나, 교감의 장면에서 앵글이 바뀌며 주윤발과 이수현을 교차시키는 편집 등은 지금 봐도 겉멋 갑. ㅋㅋㅋ 그리고 당시엔 악한 놈(킬러)이 착한 놈이고 착한 놈(형사)이 체포된 진짜 나쁜 놈을 살해하고 마는 엔딩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배신을 했다 은혜를 갚는 우정이나 나를 눈 멀게 한 남자 내가 상처입힌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나 쫓고 쫓기던 관계가 유일한 친구가 되는 등, 뭐가 선이고 악인지 마구 뒤섞이는 가운데 피어나는 두 남자의 교감과 우정은... 내가 사랑하는 딜레마를 잔뜩 안고 있으니 감명 깊었을 수밖에.
다만 세월을 거슬러 살아남을 만한 명작이 아니었을 뿐. 그게 쫌 슬펐다.

아참! 이 영화의 엔딩 시퀀스 대사가 게키시네 <반유키>의 막판 대사와 놀랄 만큼 겹친다. 반유키에서 주인공이 "네 진짜 이름은 뭐냐." 하니까 사지가 그게 중요하냐는 둥 하다가 이름 같은 거 없다고 하는데 <첩혈쌍웅>에선 똑같은 흐름이 지나간 뒤 "네가 지어주지 않았느냐"며 별명을 이름 삼는다. 이건 분명 반유키 작가의 무의식 속에서 흘러나온 첩혈쌍웅이라며...! 괜히 막 즐거웠음. 그러니까 후대에 여러모로 영향을 끼친 영화는 맞다는 거... ^^ 슈팅 게임이 이 영화의 노른자가 아니야.... 힝.